19/03/27 WED

우연치 않게 7년 전에 내가 스무살 때 운영했던 웹 카페에 접속하게 됐다

그 때 썼던 글들을 쭉 읽어봤는데

군대도 갔다오기 전이고 사회생활도 하기 전이니까 조금 없지 않아 안쓰럽기도 하고 꼭 뭔가 해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갇혀 있는 듯한 그런 느낌이랄까

지금과 많이 다르다면 다르고 같다면 참 많이 비슷하기도 하더라

역시 나는 나인가보다 생각이 들 정도로 요즘 하는 말 습관이 몇 가지가 베어있었다

책임감, 억지로, 어쩔 수 없이
그러나 최선을 다하여 등
비슷한 레파토리라 지금과 크게 다른 느낌은 아니여서 사실 지난 7년간 뭘 하고 살았나 싶기도 했다

근본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

라는 말이 와닿는 느낌이랄까

그 때에 비하면 지금의 나는 조금 더 사회성이 생기고 다듬어지고 정교해진건 맞지만 크게 달라지지는 않은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

스무살 애기가 그런 느낌의 글들을 정성껏 적었다는건 내 입으로 말하기는 민망하지만 한 편으로는 귀엽기도 하고 대견스럽기도 하지만 역시나 읽고 나니 썩 깔끔한 느낌은 아닌 듯

게으르니까, 귀찮으니까, 오늘 말고 내일부터

항상 이런 식이니까 발전이 더딘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 정말 중요한건 본인이 지금 당장 어떤 마음자세로 바뀌려고 맘 먹고 근본적으로 바꿔나가는 적극성이 중요한건데 말이다

키워드는 과거의 나랑 마주보고 비교해서 장단점이 뭔지 깨우치는 거랑 내 자신이 바뀌게 하는 시작점 정도가 아닐까

글을 쓰면 내 문제점 파악이 쉬워지고 인과관계를 명확하게 하는 거나 나 스스로를 인정하기가 쉬워지니까 조금은 도움이 되겠지 싶다

게으른걸 고치는 부분은 마음가짐의 문제이기도 하고 지금 단계에선 쉴 때 확실히 쉬고 놀 때 확실히 놀고 일할 때 확실히 일하고 이게 맞는 것 같다

참 생각이 많다 나라는 사람은 :(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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